오키나와 전투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 핵소 고지에서 의무병으로 참전한 데즈먼드 도스의 실사영화이다. 전쟁 영화 중에서 가장 전쟁의 실제 현장을 반영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친 모습과 죽은 병사들을 보면 병사들이 느끼는 두려움이 나한테까지 느껴져 왔다.
기독교 10 계명 중 6번째는 살인하지 말라 라고 써져 있다. 주인공은 처음 어릴 때 동생과의 싸움에서 동생의 머리를 돌로 쳐 죽일 뻔했다. 두 번째는 부모님의 싸움 중 아버지가 총을 꺼내 어머니를 위협하자 결국 총을 빼앗고 아버지에게 총구를 겨눈다. 그때 주인공은 이미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죽였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사람을 죽였을 때 오는 두려움, 공포, 밀려오는 죄책감을 이미 어릴 때부터 느껴왔기 때문에 주인공은 총을 들 수 없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사람을 살린 경험, 전장에 나가겠다는 동생, 전쟁의 현실을 모르는 젊은 청년들의 외침과 공격당한 조국을 보면서 그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임에도 가족, 동료 그리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복을 입는다.
그도 ‘당신과 주님의 뜻을 혼동하지 마세요’라는 애인의 말에 자신이 자존심에 매여있었나라고 고뇌하고 흔들리는 장면은 아무리 그가 종교를 믿는 사람들 중 한 명이지만 이전에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그는 총을 들지 않았을까?라고 조심 스래 생각해본다. 다른 이들처럼 전쟁의 현실을 모르고 애국심에 불타올라 종교적 신념은 마음속 구석에 박아놨을지도 모른다.
옛날의 전쟁사를 지켜보면 전쟁들의 원인은 인간의 욕심도 있지만 대부분 종교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아이러니하게 10 계명에는 살인을 하지 말라고 되어있지만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를 가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종교에서 살인을 하지 말라는 선별적인 살인인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아마 주인공과 같이 기독교이지만 총을 든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기독교지만 총을 들었을 것이다. 동료가 죽어나가는 것도 볼 수 없지만 먼저 내가 죽임을 당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그럼에도 총을 들지 않고 전장에 나간 것은 종교적 신념과 전쟁의 갈림길에 선 주인공에게 최선의 해결책이었을 것이다.
심지어 그는 정말로 신이 지켜주셨는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75명의 부상자들을 구해낸다. 한명만더 한 명만 더 살리게 해 주세요 라고 신에게 울음을 토하듯이 외치는 부분은 마치 그가 과거에 지은 죄를 회개하는 듯한 모습이 비쳤다. 의무병인 그는 아군이고 적군이고 상관없이 치료를 해줄 때는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는 자가 진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그를 이해하지 못하던 대장도 동료도 그를 믿고 자신들의 뒤를 맡기며 전장에 뛰어든다. 전쟁은 승리하면서 훈장을 밭지만 모든 공을 죽은 동료들과 신에게 돌린다. 종교를 믿는 나에게 현실의 문제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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