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는 약간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내가 볼 때는 자페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가족인 언니와 떨어져 심리상담사가 관리하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녀에겐 하루가 정해져 있다. 몇 시엔 무슨 일 몇 시에는 또 다른 일. 하루의 일과를 심리상담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여기에 웬디는 지쳐버린 걸까?
스타트랙 시나리오 공모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미친 듯이 중얼거리면서 시나리오를 집필해 나간다. 왜 그렇게 그녀는 여기에 몰두했던 걸까? 그녀의 대본에서 스팍은 자신을 대변한다. '새로운 것을 보았다.' 자신이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자기도 이해할 수 없는 경이로운 느낌을 가진다. 또 이 시나리오가 당선이 된다면 언니가 더 이상 자기에게 돈을 투자를 안 해도 되고, 엄마와 살던 집을 팔지 않고 이 기관에 나가 자기 조카와 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언니는 웬디의 능력을 믿지 못한다. 그렇게 두 자매는 싸운다.
웬디의 능력을 믿지 못한 것도 맞지만 나는 웬디의 언니에게 다른 마음도 있었을 거라 보인다. 항상 지신이 힘들게 돌봐줘 했던 존재의 부재. 그 없음의 편안함, 안도,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고 보고만 받으면 되는 마음과 약간의 죄책감. 더불어 아기까지 생긴 자신에게는 더 이상 동생의 존재는 불편한 존재였을 것이다.
싸우다가 우편물을 붙이는 것을 놓치고 만다. 웬디는 시나리오를 포기할 수 없었다. 밖에 나가면 그녀에게 고난뿐인 걸 알지만 뛰쳐나간다. 마켓 너머로 건너지 않는다는 자신의 약속을 깨고 넘어간다. 혼자 버스도 탄다. 비록 따라온 강아지 때문에 길 한가운데로 쫓겨나지만. 그러다 사기도 당하지도, 다른 할머니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사고를 당하고 만다. 병원에 입원하지만 웬디는 시나리오를 내기 위해 병원에서 도망친다. 그러다 시나리오를 뭉텅이로 날려 잃어버린다.
웬디가 밖으로 나와서 만난 사람들은 다 웬디가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태도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할머니처럼 웃으면서 도와주던 사람, 그 와중에 돈을 다 뺏어가고, 길 한가운데에 두고 가버리는 사람들.
이렇게 웬디가 떠나버렸으니 주변은 난리가 났다. 언니도 찾으러 la로 떠나고, 상담 선생님도 아들을 데리고 웬디를 찾으러 나간다. 웬디는 다 망해버린 느낌이다. 그러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의 문장이 와닿는다. ' 함장님, 논리적인 결론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결국 복사가게에서 버려진 빈용지를 찾아 뒤편에 잃어버린 시나리오를 써 내려간다.
상담사님은 병원까지 와서 웬디를 찾았지만 얻는 건 시나리오뿐. 아들과 웬디의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상담사님은 스타트랙을 잘 몰랐지만 아들은 잘 알고 있어서 웬디가 써 내려간 스팍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스팍은 반인 간인 동시에 반 외계인 즉, 혼혈이라 감정처리를 힘들어하는 존재다. 상담사님은 이제 웬디의 마음을 이해했을 것이다. 분명히 나도 같은 인간인데 왜 다르게 느껴질까? 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까?
실종신고를 했던 후인지 경찰들이 la근처에서 웬디를 찾고 있었다. 웬디는 도망가려 했지만 경찰이 스타트랙의 언어를 구사해 웬디와 교감을 한다. 이렇게 경찰서에서 모두를 만나게 된다. 이제 다들 웬디가 시나리오를 접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 건물에 도착할 때 다들 도와주지 않고, 웬디를 믿고 보내주는 장면은 달라진 주변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웬디 혼자서도 나서도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보여준 것 같았다.
시나리오는 당선이 안되었지만 웬디 또한 이 경험을 통해 언니를 놓아주게 된 것 같다. 언니와 함께 할 거라는 태도를 보여줬지만 언니와 함께 살지 않는다. 이제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웬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제는 언니와 함께 살기 위해 생긴 목표가 아닌 온전히 웬디 자신을 위한 목표를 위해 용기를 내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스탠바이, 웬디> 30초 예고편
네이버 영화 예고편 저장소
tv.naver.com
- 평점
- 8.0 (2018.05.30 개봉)
- 감독
- 벤 르윈
- 출연
- 다코타 패닝, 토니 콜레트, 앨리스 이브, 토니 레볼로리, 리버 알렉산더, 말라 깁스, 제시카 로테, 마이클 스탈 데이비드, 스테파니 앨린, 매티 카다로플, 맷 코보이, 윌리엄 스탠포드 데이비스, 헤스 맥고, 패튼 오스왈트, 애나 레이, 에이미 톨스키, 쿠에테 예스카
'내가 사랑하는 영화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시얼샤 로넌의 레이디 버드; 약간의 성장통속 가족의 사랑 (0) | 2022.12.07 |
---|---|
#10.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의 엠마(2020); 사랑스럽지만 현실은 그걸론 부족해. (1) | 2022.12.06 |
#8영화 이브생로랑; 빛나는 천재 패션디자이너 뒷편의 어둠 (0) | 2022.11.28 |
#7 아일라;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희망을 남겨주고 간 사람들. (0) | 2022.11.24 |
6# 영화 아무르; 인생의 끝에서도 지속되는 사랑 본연의 모습 (2) | 2022.09.30 |
댓글